어둠에 스며들지 못한 해태, 바로크 명암법 렌더링 노트

어둠 속으로 부드럽게 스며들어야 할 해태의 하단부가 오히려 날카로운 폴리곤 윤곽처럼 잘려 나갔습니다. 조선 민화 속 수호신 해태를 17세기 바로크 미술 특유의 극적인 명암 대조 기법과 결합해, 평면적이고 해학적인 형태는 유지하면서 대성당 조각상 같은 입체감을 얹으려던 작업이었습니다.

목차


회색조로 뭉개진 첫 시도


해태와 바로크 명암법이라는 키워드를 동일한 비중으로 병렬 입력했을 때, 시스템은 칠흑 같은 어둠의 심도를 전혀 연산하지 못한 채 흐릿하고 평면적인 회색조 이미지로 화면을 붕괴시켰습니다. 한국의 전통 크리처라는 텍스트를 접수하는 순간 동양의 2D 일러스트레이션 톤으로 화면을 평탄화하려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난 것입니다. 시드를 여러 번 바꿔봐도 같은 양상이 반복돼, 우연한 오류가 아니라 두 지시어가 서로 가중치를 다투는 구조적인 문제라고 판단했습니다.

왜 해태와 바로크 명암법을 겹치려 했나


민화나 궁궐 건축에 등장하는 해태는 주로 익살스러운 표정과 단조로운 오방색의 2차원적 선묘로 표현됩니다. 반대로 바로크 회화의 키아로스쿠로(Chiaroscuro) 기법은 빛과 어둠의 대비를 극대화해 피사체에 묵직한 입체감과 감정을 부여하는 조명 방식입니다. 평면적인 해학의 상징을 극적인 조명 아래 두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궁금해 이번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단순한 밝기 차이가 아니라, 익숙한 민속 소재를 낯선 조형 언어 안으로 옮겨보고 싶다는 호기심이 출발점이었습니다.

형태와 조명을 분리한 지시어 설계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시어를 피사체 본질과 조명 환경으로 완전히 분리했습니다. 형태를 구성하는 쪽에는 traditional Korean mythical guardian beast Haetae를 배치해 고유의 형상을 지켰습니다. 배경과 광원을 담당하는 쪽에는 hyper-realistic 3D statue, dramatic 17th-century Baroque chiaroscuro lighting, deep rich shadows를 높은 가중치로 결속시켜, 제한된 빛줄기가 해태의 비늘과 표정에 부딪혀 산란하는 조도 변화를 조율했습니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한 줄기 강렬한 빛을 받아 극적인 명암 대조를 이루며 서 있는 해태 형상의 입체적인 렌더링 이미지


경계는 아직 폴리곤처럼 잘린다


다만 어둠 속에 부드럽게 용해되어야 할 해태의 하단부는 여전히 선명한 경계선을 드러내며, 3차원 게임 엔진의 각진 폴리곤처럼 굳어졌습니다. 원인은 시스템이 명암 대비 기법 특유의 '빛을 흡수하는 깊은 공간감'을 해독하지 못하고, 단순히 피사체 외곽 픽셀의 명도를 0으로 강제하는 방식으로만 처리하기 때문으로 추정합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다음 작업에서는 stylize 값을 낮추고, 빛의 산란을 유도하는 volumetric dust와 윤곽을 부드럽게 뭉개는 soft vignette blending을 추가할 계획입니다. 최종적으로 사용한 프롬프트는 A majestic traditional Korean mythical guardian beast Haetae, rendered as a hyper-realistic 3D statue using dramatic 17th-century Baroque chiaroscuro lighting. A powerful spotlight illuminates the Haetae out of deep, rich shadows, emphasizing its intricate textures and fierce yet whimsical expression, highly detailed, dramatic shadows, 8k resolution입니다.

동양 형태와 서양식 극단적 조명을 겹칠 때는 피사체와 조명 지시어를 분리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어둠과 밝은 면 사이의 점진적인 전환을 지시하는 별도 키워드가 필요했습니다. 경계가 각지게 잘리는 문제는 아직 남아 있어, 다음 작업에서 stylize·volumetric dust 조정을 계속 검증해볼 예정입니다. 같은 접근을 다른 전통 크리처나 궁궐 석상 소재에도 적용해, 형태와 조명 사이의 전환 처리 방식이 소재마다 어떻게 달라지는지도 확인해볼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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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태가 폴리곤처럼 잘려 보이는 문제는 명암의 경계가 매끄러운 입체감 대신 다면체처럼 각지게 렌더링될 때 생깁니다. 아래 글들은 다면체 텍스처, 빛의 분할과 산란, 굴절, 백화를 각기 다른 화풍으로 다루고 있어 함께 읽으면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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