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원법으로 소실점을 지우는 법: 수묵 산수화 렌더링 노트

산과 강이 물리적 거리감에 따라 강박적으로 재배치되고, 캔버스에 날카로운 그림자가 짙게 깔렸습니다. 서양식 단일 소실점을 벗어나 동양 산수화 특유의 다중 시점을 렌더링해보려던 참이었는데, 시선이 한 점으로 빨려 들어가는 습관부터 걷어내야 했습니다.

목차


원근법 도면처럼 나온 첫 시도


동양적 화풍을 지시해도 공간의 뼈대는 시선이 캔버스 중앙의 한 지점으로 빨려 들어가는 서구 풍경화의 폐쇄적 구조를 그대로 따랐습니다. 방대한 서양 미술사와 사진 데이터로 학습된 엔진이 화면의 체적을 유기적 호흡이 아니라 고정된 수학적 좌표계로 해석하기 때문으로 보였습니다.

직사광선이 부순 여백의 밀도


ink wash landscape, realistic lighting, highly detailed perspective라는 지시어를 함께 넣었을 때, 엔진은 perspective라는 단어를 인식하자마자 산과 강을 물리적 거리감에 따라 강박적으로 재배치했습니다. 여기에 3D 직사광선 연산까지 개입하면서 캔버스 전체의 묵 텍스처가 날카로운 그림자로 파편화됐습니다. 이를 바로잡기 위해 조명 관련 수식어를 모두 빼고 --style raw를 넣었습니다. 네거티브 프롬프트에는 vanishing point, directional lighting, 3d render, western perspective::-1.0을 설정해 시선이 한 점으로 응집되는 현상을 억제했습니다.

고원·심원·평원으로 나눈 시점 설계


전통 산수화 이론인 삼원법을 인공지능의 언어로 옮겨보기로 했습니다. 산 아래에서 정상을 올려다보는 High Distance (Gao Yuan), 계곡의 심도를 묘사하는 Deep Distance (Shen Yuan), 눈높이에서 강물을 바라보는 Level Distance (Ping Yuan)을 하나의 프롬프트 안에서 Multiple dynamic viewpoints로 통합했습니다. 이 지시가 단일 투시 습관을 해제하는 핵심이었고, 픽셀이 한 점으로 뭉치지 않고 캔버스 곳곳의 여백으로 흩어지도록 유도했습니다.



아래에서 올려다보는 수직적인 암벽과 안개 낀 깊은 계곡, 시야 끝으로 아득히 사라지는 수면이 다각도 시점으로 한 화면에 묘사된 수묵 산수화 렌더링 이미지


안개와 여백으로 완성한 마지막 체적


앞선 실패를 교훈 삼아 직사광선 연산을 완전히 배제하고, 대기의 두께감으로 거리감을 묘사하는 Atmospheric perspective를 넣었습니다. 산 사이에 낀 짙은 안개가 빛의 산란을 부드럽게 유도해 안료의 농담 변화가 한층 깊어졌습니다. 마지막으로 leaving white space for imagination을 넣어 프레임을 피사체로 빽빽하게 채우려는 연산을 억제했습니다. 최종적으로 사용한 프롬프트는 A majestic traditional ink wash landscape painting, capturing the essence of the three-distance perspective San Yuan. High Distance Gao Yuan showing towering peaks from a low angle, Deep Distance Shen Yuan revealing layered misty valleys viewed from above, and Level Distance Ping Yuan showing a distant river fading into the horizon. Multiple dynamic viewpoints without a single vanishing point. Atmospheric perspective with soft, diffused light through mist. Raw brushwork and Hanji paper texture, leaving significant white space for imagination Ma. Masterful control of spatial depth --no vanishing point, directional lighting, 3d render, western perspective --style raw --v 6.0입니다.

서양식 원근법을 걷어내려면 조명·소실점 키워드를 네거티브로 차단하는 것 못지않게, 삼원법처럼 다중 시점을 명시적으로 선언하는 지시가 있어야 시선이 여러 곳으로 흩어졌습니다. 이 다중 시점 방식이 도시 풍경이나 실내 공간 소재에도 통하는지는 다음에 확인해볼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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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수화가 서양식 원근법 도면처럼 납작하게 보이는 문제는 동양화 특유의 다중 시점과 여백이 단일 소실점 구도에 눌릴 때 생깁니다. 아래 글들은 공간 제어, 여백과 번짐, 이종 화풍 융합, 같은 산수 소재를 각기 다른 방식으로 다루고 있어 함께 읽으면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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